게임

비트에 미쳐버림 리듬 마녀: 죽음과 함께 춤을 후기

ndaesik 2025. 5. 20. 20:09

리듬 마녀: 죽음과 함께 춤을 이 게임은 처음엔 그냥 평범한 뱀서라이크 게임일 줄 알았다. 사실 제목도 너무 B급 느낌이 나서 큰 기대 안 했고, 뭐 귀엽긴 한데 흔한 픽셀풍인가 싶었다. 그런데 이 게임, 의외로 내 뇌를 흔들어놓았다. 정말 문자 그대로 박자에 맞춰 춤추며 총을 쏘게 될 줄은 몰랐다.

게임정보
개발사Dusklight CO., LTD.
이 개발사의 게임Zoeti
한국어 지원지원
구매 플랫폼Steam

게임을 켜면 마녀 캐릭터가 등장하고, 음악이 흐르기 시작한다. 이건 단순히 배경음악이 아니다. 공격이 음악의 박자에 맞춰야만 나간다. 주변에 시계 바늘처럼 돌아가는 막대가 있고, 여기에 원형 노트가 뜬다. 그걸 타이밍 맞춰 누르면 공격이 나가는데, 이걸 못 맞추면 그냥 속절없이 맞기만 한다. 처음엔 괜찮겠지 싶었는데, 웨이브가 쌓이고 몬스터가 몰려오면… 그냥 멘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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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재미있는 건, 무기마다 박자가 다르다. 어떤 건 1박자마다, 어떤 건 8박자마다. 긴 박자일수록 공격은 강력한데 그만큼 조율하기도 어렵다. 내가 좋아했던 무기는 4박자짜리였는데, 이걸 노리고 완벽 타이밍을 계속 맞출 때마다 진짜 전율이 왔다. 노트를 딱 맞췄을 때, "펑!" 하고 나가는 이펙트랑 음악이 동시에 꽂히면 진짜 쾌감이 미친다.

근데 이 쾌감도 잠깐. 몬스터들 박자에 맞춰 다가오는데, 어떤 놈은 2~3박자 만에 코앞까지 온다. 그러니까 내가 비트를 못 맞추면 바로 맞는다. 처음엔 '아 나 리듬 겜 좀 했지~' 싶었는데, 얘네는 내 자만심을 박살냈다. 특히 보스급 몬스터가 뚜벅뚜벅 다가오는데, ‘어? 왜 안 죽지?’ 하는 순간 벌써 내 체력이 반 이상 날아가 있음. 이때 진짜 화가 났다. 나름 박자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아예 못 쏘고 있었던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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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도 웃긴 건, 내가 자꾸 나무 그루터기를 때리고 있었다는 거다. 진짜 적인 줄 알고 겁나게 총질했는데, 알고 보니 그냥 배경 오브젝트였다. 심지어 음악 박자에 맞춰 그 나무도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러니까 더 헷갈렸다. 난 분명히 노트도 맞췄고 박자도 맞췄고, 왜 적이 안 죽지? 했더니… 그게 적이 아니었음. 나 진짜 이때 자괴감 터졌다.

게임은 꽤 친절하다. 자동 공격 모드도 있고, 사격 모드라는 것도 있다. 자동 공격은 뱀서라이크 전통 방식처럼 알아서 쏴주고, 사격 모드는 리듬 맞춰 쏘지만 재장전 요소가 있어서 좀 더 전통적인 총게임 느낌. 나는 결국 자동 공격으로 도망쳤다. 왜냐하면 멀티태스킹이 안 되는 내 뇌는 리듬, 몬스터, 아이템, 트랩… 이 모든 걸 동시에 못 보겠더라. 그러다가 HP가 언제 닳았는지도 모르고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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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강화도 꽤 전략적으로 잘 짜여 있다. 같은 무기 두 개 모으면 업그레이드 되고, 속성 표식이라는 게 있어서 유물과 조합 맞추면 더 강해진다. 속성 전부 채우면 초월 강화까지 된다. 이거 맞춰서 무기 셋팅하는 재미도 은근 중독된다. "이번 판엔 불속성 유물 몰빵이다!" 하고 셋팅하는데 갑자기 상점 NPC가 안 뜬다? 그럼 그냥 망한 거다. 하지만 이게 또 로그라이크의 묘미긴 하다.

그리고 진짜 좋았던 건, 음악. 이거 BGM 그냥 좋은 수준이 아니라, 피버 모드 들어가면 음악 자체가 변한다. 박자도 변하고 분위기도 확 바뀐다. 게임에서 피버 들어간 타이밍에 곡이 절정으로 들어가면, 내가 마치 뮤직비디오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진짜 “와 이거 너무 잘 만들었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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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쉬운 것도 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몬스터들이 너무 빠르다. 특히 초반에 이동 속도 업 스탯 안 찍으면 그냥 지옥임. 얘네는 박자에 맞춰 다가오는데, 난 한 번 틀리면 회피도 못 하고 맞는다. 결국 “아 게임이 이렇게 하라고 강요하는구나…” 싶었고, 그게 살짝 불쾌하긴 했다.

또 하나, 박자 맞추는 화면을 계속 쳐다보느라 주변을 놓친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보스가 바로 앞까지 와 있는 거다. 이럴 때마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손도 꼬이고, 공격도 안 나가고 그냥 죽음. 시선이 분산돼서 산만하다는 말, 진짜 이 게임만큼 체감되는 데가 없다. 특히 후반부는 노트가 엇박으로 튀어나와서 진짜 혼돈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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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상하게 다시 켜게 된다. 뭔가 ‘이번에는 리듬 제대로 맞춰서 깰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계속 든다. 중독성이 은근 무섭다. 무기도, 유물도, 캐릭터도 다양하고, 업적 같은 해금 요소도 많아서 계속 손이 간다. 무엇보다도 음악과 플레이가 맞물리는 그 순간의 전율은 다른 어떤 게임에서도 못 느껴봤던 감각이었다.

요구사양
프로세서6th gen i5/Ryzen 3 1200 or better
메모리8 GB RAM
그래픽Intel® HD Graphics 630, or GTX 750ti or better
운영체제Windows 10 64-bit
지원플랫폼Windows

결론? 리듬 마녀: 죽음과 함께 춤을이 게임은 리듬감 있는 마법사가 돼보고 싶다면 무조건 해봐야 하는 게임. 다만 눈은 바쁘고, 뇌는 쉴 틈 없고, 손은 정신 못 차릴 수도 있음. 그런 걸 즐긴다면, 진짜 푹 빠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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